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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엘리베이터 앞으로 모였다.

 

...

 

긴장을 눌러삼키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최상층

 

지상 5층을 눌렀다.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쿵, 쿵.

 

엘리베이터는 점점 지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

 

............

 

모두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제 자리에 섰다.

 

얼마 남지 않은 인원.

 

아.

 

이렇게나 적었던가.

 

……….

 

모든 일의 주모자, 가이드가

 

이 곳에 있다.

 

이 정신나간 게임을 끝내기 위해서

 

찾아내야만 한다.

 

...

 

....

 

마지막 재판이 시작됐다.

 

목숨을 건 의논.

 

목숨을 건 배신.

 

목숨을 건 해명.

 

목숨을 건 이유.

 

목숨을 건 신뢰.

 

목숨을 건... 재판.

첫 번째 말탄환이 장전되었다.

두 번째 말탄환이 장전되었다.

세 번째 말탄환이 장전되었다.

네 번째 말탄환이 장전되었다.

찌힛, 찌히힛.

 

그으러엄, 다들 뭘 해야할지 알고 있겠찌?

귓속말 달람찌!

다섯 번째 말탄환이 장전되었다.

여러분들이 내기에 이겼으니 약속대로 내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 그전에, 이 모든 일들의 과정도 궁금하시겠지요. 모두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을 이곳으로 부른 파티를 주최한 GW사는 겉으로는 평범한 회사였지만,

한편으로는 전반적인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하나의 거대한 연구소였습니다.

저는 그곳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GW사가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실시했던 Global Warming Project의 실패로,

지구 전체에 인위적인 빙하기가 찾아오게 됐습니다.

 

GW사에서는 인류의 존속을 위해 스무명 내외의 사람들을 모아 콜드슬립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19명이 바로, 우수한 재능을 가진 The First 여러분입니다.

 

저는 The First임과 동시에 GW사의 연구소 소속이었으므로, 가이드로써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콜드슬립에서 깨어나는 시기는 외부 기온이 일정 기온으로 높아졌을 때.영하 30도로 규정지었습니다.

콜드슬립 프로젝트 자체가 성공률이 낮은 편이었으나,

다행히 성공적으로 모두가 생존한 채 900년이 지나 깨어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보다 먼저 깨어난 저는, 상황파악을 위해서

콜드슬립한 900년간의 인류의 행적에 대한 보고서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멸망해가는 과정의 인류를 보고 환멸감을 느꼈습니다.

 

빙하기가 진행되는 동안, 국가와 법은 모두 무너졌고 남아있는 인류는 상호협력은 커녕,

뿔뿔이 흩어져 점점 강자들만의 세계가 되었더군요. 약탈, 마약, 살인, 강간, 카니발리즘과 같은

비인도적인 악행이 유행하게 되었고, 결국 모두가 멸망하게 되었습니다.

 

….보고서는 그렇게 끝나있었습니다. ...멸망한 인류에게 느낀 것은 회의감 뿐이었습니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끝내 무너져 버린 모습이.

 

그래서 저는 제가 창조주가 되어, 남아있는 The First 중에서도 제일 우수한 인원을 뽑아

신인류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이 살인게임의 시작이었습니다.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샤메쿤은 원래 가이드를 돕는 조력자 역할이었습니다.

단지 제가 입력된 명령어를 살인게임으로 바꿔두었을 뿐입니다. ….

모든 진상을 알았다.

 

바깥은 모든 것이 얼어버린 빙하기.

비참하고 처절하게 멸망해버린 인류.

남아있는 건 우리 뿐.

이건,

절망.

 

...이 절망 뿐인 상황에서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이상 발버둥쳐봤자 더 추한 꼴로 죽을 뿐이야.

그러니 포기하자.

희망이 없어.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후웅!

다들 바보같담찌~!

뭘 그렇게 고민하냠찌?!

짧은 시간이긴 해도, 너희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친구들도 불러주겠담찌!

친구들과의 추억이 가득한 여기서 사이좋게 살자, 찌!

모두모두~

나와람찌!

...

(당신들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지만, 순식간에 표정은 지워진다.

마치 모든게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는 것 마냥.)

아까전부터 재밌는 얘기들 하네. 어차피 너희가 나와봤자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는데?

그러게 처음부터 힘 빼지말고 얌전히 있지 그랬어. 홀로그램? 유지? 웃기는 소리 하지마.

그래서 너희가 얻는게 뭐가 있지? 너희도 다 똑같은 방관자잖아. 너희가 할 수 있는게 여기서 뭐가 있다고.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나자빠지는 무력한 사람들일 뿐이잖아?

그냥 다 놔 버려. 다신 꼴도 보기 싫으니까 내 앞에서 사라지게 다 놔 버리라고.

(당신들을 기만하는 듯한 미소로 웃는다.)

......정말 바보같은 사람들만 모았네.(차가운 눈으로 웃는다.)

뭘 기다려요? 봄이 오길? 별이 되길? 바다? 저 밖에 그런것이 존재할것같나요? 정신차려요, 이젠 꿈에서 깨어나야지. 900년 잤으면 충분하잖아요.

나가면 뭘 할수있을것같아요? 뭐라도 할 수 있을것같아? 당신들끼리 할수 있을까?

그냥 포기해. 재미 없는 노래들이었잖아요. 이미 다 잊혀졌는걸. 공연은 막을 내릴때에야 박수받는 법이니까.

박수라도 받고싶으면 멈춰요. 저 밖엔 아무것도 없어.

푸핫.

아핫, 아, 하하...

너, 너희는 정말...

나, 나, 나보다 우, 운이 없구나...

꼬, 꼴 좋다... 거짓말쟁이들...

...포기하지 않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어요?

왜 포기하면 안되는거에요?

결국 모두 거짓말이었잖아요. 어차피 다 끝났잖아요...

인류는 이미 멸망한지 오래라고 하잖아, 밖으로 나가봤자, 아무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희망은 없다고요. 끝났어요. 더이상 발버둥 쳐봤자, 아무 의미 없어...

...전부, 그만둬. 여행은 오래 전에 끝났어, 900년 전에.

(여전히 웃는 얼굴로 보고 있지만 감정은 담겨있지 않았다.) .... ...

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시는거에요..~? 머리가 망가지기라고 한거에요~?

하긴, 약한 여러분들인데 어쩌겠어요. (한심하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쉬고 꺄륵 웃어)

여러분은 무능하지만~ 충분히 힘내주셨잖아요..~?

후후. 후후후후후....

와아... ....참... 좋은 날이네에. 그치... ..... 이곳의 날씨는 눈 대신 절망이 소복소복 내리는 구나아 ㅡ .

후후...후후후... 마리의 아빠는 위대한 창조주님이야. 대단하지 ㅡ ?

무능한 너희는 창조주의 딸인 마리의 친구로써 가치있게 여기서 죽는건 어때. 분명 즐거울거야...

...무슨 의미를 더 찾고싶은 검까?

이제 그만 포기하는 게 어떨까요. 홀로그램을 살려서 뭘 하려고요? 어차피 전기 떨어지면 다 끝 아닌가요?

희망적인 꿈은 이제 다 끝났네요. 위선도 이제 관두시는 게 어떨까요?

...생각해봐요. ... ...남은 게 있나요?

... ... ... ...아무것도, 없잖아. ...이젠, 다, 틀렸어. 아무 의미도 없어...

우리가 돌아갈 곳도, 따뜻하게 맞아줄 사람도. 보고 싶었던 사람도. 우리의 이름을 기억해줄 이들도,

이제, 바깥에는 없어...

불러줄 사람 없이 남겨질 이름은, 의미가 없어.

...우리에겐 한 때 플루토라는 이름이 있었지만, 이제는 왜소행성 134340에 불과한 거예요.

이름을 잃고 어둠 속에 가라앉은 별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세상에서조차 쫓겨나 버린 거야...

아하하하하하하! 웃기네에~♡

글러먹었군요. 당신들... 지금까지 아등바등 살아온 거 전부 저언부 전혀 쓸모 없는 헛짓거리였네.

...아아~ 역시 미리 죽길 잘했네.

쥰쥰 씨는 당신들도 그냥 전부~

하루빨리 접싯물에 코라도 박고 죽어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답니당~♡

죽을 용기 정도는 무료로 빌려줄 수 있다구요♡

후회되네요, 어차피 절망뿐인 이 세상이 뭐가 그리 좋다고 필사적으로 살아온 건지.

...이제 됐잖아요?
 

그렇게 발버둥치는 게 대체 무슨 의미인가요? 그냥 받아들여요. 포기해요.

킥킥, 지금 당신들.. 추하다구요!

있죠, 니니가 절망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언제나 즐거웠던 이유가 뭔줄 알아요?

..그 후회되던 선택조차, 최고로 옳았던 선택으로 스스로 이끌어갔으니까요!

신인류따위 없어도, 이미 인류에게는 그런 힘이 있어요.

당신들, 멍청하게 엎어져있지 말고 지금의 절망적인 상황을 희망으로 이끌어서

당신들만의 즐거움을 되찾으라구요-!

하하, 절대 니니가 신인류가 못되는 게 배 아픈 게 아니구요?♡

당신들이라면 희망찬 미래를 여는 게 가능하답니다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쥰쥰 씨가 믿었던 The First들인걸!

절망 따위에 멍청하게 지지 말자구요~!

아하하하하하. 농담이었어요, 농담. …행복해지기로 약속했었잖아요? 쥰쥰 씨 몫까지.

마리가 생각하는 낙원은, 마리의 행복 뿐인 낙원. 그건 분명 누군가에겐 슬픔.

나만의 낙원은 다른 이에게도 낙원이 될 수 없어.

마리는 알아, 슬프게도 마리의 아빠는 모르는 것 같네에.

포기하지마, 희망을 안고서... 각자의 행복을 안고 살아가는거야.

마리가, 지켜줄게. 아무도 외롭지 않도록...!

...아냐, 나아갈 길은 있슴다, 당신들은 강하니까!

포기하지 마십쇼! 계속 살아갈 수 있슴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오니까, 헤쳐나갈 수 있어!

포기하지 않고, 한 발짝 더 내딛어서, 저 너머를 바라본다면.

지면 안 돼요. 고개를 들어요. ...할 수 있어.

... ...아냐, 아냐... 포기하면, 안 돼. 무뎌지면, 무너지면, 안 돼요.

고개를 들어요. ...보이지 않아도, 별은 그 자리에 있어.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빛나고 있어.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찾을 수 있어요.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여러분은 몇번이나 서로를 부축해 일어났었죠.

그 합창은 어느 공연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사랑스런 화음이었어요.

멈추지 마, 일어서요. 우린 아직 현실에 부딪히지 않았어요.

문너머에 존재하는게 희망일지, 절망일지. 열어봐야 아는것 아닌가요?

여러분들의 노래는 분명 희망을 부를거에요.

여러분이 세상을 이끌어가는거에요. 내 빛들. 사랑해요.

아직 악장은 안 끝났어.

마지막이라 할지라도 너희가 다시 곡을 연주하면 되는거야. 놓지마. 부서지지 마.

놓으면 전부 끝이야.

너희의 오선지는 너희가 정하는거야. 그러니까, 정신 차리고 일어나서 걸어 가!

너희라면, 할 수 있잖아!

... 아니. 아니야! 정신차려! 지금 내가 한 말 믿지 마.

무너지기엔 아직 이르잖아

(눈을 깜빡인다. 무표정이었던 표정은 곧 결의 있는 표정으로 바뀌고)

... 부디 이 말만큼은 믿어 줘.

저, 아마노가와 타쿠오는 앞으로 나아나갈거예요.

그러니 얌전히 길을 비켜주시겠어요? 방해하지 말고 비켜요!

... 맞아요, 우리의 악장, 노래, 여행, 그리고 제가 그동안 해왔던 약속들.

그것들은 아직 안 끝났어요.

시계는 고장났지만 시간은 흘러 또 다시 봄이 올거야.

그 땐 거짓말쟁이들도 웃을 수 있으리라 믿어. 그러니까...

정신차리고 문 열어. 좁은 곳에 갇혀있지마. 밖으로 나가!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잖아, 이 바보 멍청이들아!

제가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했죠! 살아있는 한 계속 발버둥 쳐!

...괜찮아, 내가 계속 지켜보고 있을테니까, 응원하고 있으니까,

길이라면 같이 찾아줄테니까.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어요!

포기하지 말아요, 여러분.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카논이 응원해드릴거니까요.

저런 엉터리 창조주의 말에 넘어가지 말아요!

카논은 여러분이 행복하기를 바랬어요. 그런데..~ 이렇게 힘들어하시기만 하면..

~ 카논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구요?

...우리... 우리에겐, 희망이라는 열쇠가 있었어. 절망따위 하지 않아. 하면 안돼.

맞아, 그런거였어. ... ...그러니까, 포기하지 않아.

앞을 제대로 봐야하는게 맞는거야! 나가야해!

…………!

 

정신이 들었다.

눈 앞에 뭐가 있든 전부 박살내고 나가주겠어.

헛소리로 사람 절망시키는거에 이제 두번다시 안 넘어가!

(얼굴을 쓸어내린다. 한번, 두번, 눈을 깜빡이곤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았다.)

적어도 내가 아는 당신들은 절망에 찬 그런 소리 안하지.

여지껏 발버둥치며 살아남은게 아까워서라도,

당신들이 보여준 희망을 헛되게 하진 않을거야.

언제나 항상 곁에 있었기에 너무나도 마음 아팠어요. 이제는.. 이제는 괜찮아요.

다정하게 곁에 있었기에 약속을 했기에.. 더는 침묵하지 않아요.

침묵하지도 않아요. 피하지도 않아요. 나아가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어요!

이젠, 직접 찾으러 갈 겁니다. 선생님은 발걸음이 느리니까, 천천히 걸어갈게요.

다들 알아서 선생님 손 잡고 잘 따라오기나 해요.

선생님은... 더이상 봄을 기다리고 싶지 않아요. 기다리지 않을 거예요.

아핫, 당연하잖아~? 지지않아. 포기안할거야.

포기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나아가! 난 강하지도 않고,

결국 너희를 지켜내지도 못했지만. 한번도 아무것도 안하진 않았어 의미없는 일이 아니었어! 모두는, 그 증거는 이 안에 가득하니까! 난 계속 웃을거라고?

핀-치님의 행동방침! 일단 한다! 어떻게든 된다!

어떻게도 안되면 어떻게든 한다! 그래도 안되면 될때까지 한다!

방송은 아직 ON AIR 라고!

거기에 단지 그 '멸망했다'는 보고서 종이쪼가리하나에 내 운명을 맡길 거 같아?

보란 듯이 나가서 잘 살아줄게.

... 하하, 진짜 바보같아. (웃다가 금세 얼굴을 굳혔다)

죽는 건 사양이지만 여기서 바보같이 주저앉는건 더더욱 사양이거든?

이래야 너희들이지.. 응 나의 별님들은 빛나는게 당연하니까요.

어둠속을 살아가라고 할리가 없어요.

샤메쿤이건 창조주던 시키는 말 안들을거예요. 신인류같은 의무같은것 때문이 아니예요.

내가 나가고싶어요. 내가 모두랑 함께 나가서 살아갈거라고 정했어요.

이제 시키는대로 하는 어린애는 졸업이예요 나는 살아나갈거야!

…절망.

…절망, 절망.

 

절망...

 

아,

온 몸에 힘이 빠진다.

 

포기하고 싶어.

 

그만 두자.

 

무의미해.

 

이제…

 

………….

 

…..

 

..?

 

홀로그램의 노이즈가 멈췄다.

 

갑자기

 

공기가 바뀌었다.

 

………….

 

…...그리고

 

어느 때보다도

 

분명한 목소리로

...저는 당신들을 믿고 있습니다. 어떠한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을 옳게 만들리라는 것을.

당신들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그럼 슬슬 이만 여러분들의 마지막 불의는 물러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세요. 끝까지 스스로를… 서로를 의지하며, 희망을 갖고.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모두 괜찮습니다. 그리고 괜찮을 겁니다.

 

-하고 싶은 말도, 갖고 있는 생각도, 느끼는 감정도 많지만 그건 모두 조용히 갖고 가겠습니다.

그건 필시 지금의 여러분들에게 중요한 것이 아닐테니까요.

당신들의 미래를 위하여.

………...가이드, 에릭 코덴하우어가 죽었다.

 

끝났나?

 

...정말, 끝난건가?

 

모두가 침묵 속에 가라앉았다.

 

그때,

 

덜컹.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엘리베이터의 암호는...


[ VIVRE ]


엘리베이터의 모든 버튼이 활성화되었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 1층으로 올라갔다.

모든 게 망가졌지만 어딘지 익숙한 구조이다.

 

그 날, 파티를 위해 건물에 들어섰을 때

 

카드키를 받았던 로비.

 

카운터를 지나쳐 걸어가면

 

우리가 직접 열고 들어왔던

 

문.

 

그것을 향해 걸어가려는 찰나,

 

[ 지상 1층 개방 확인 ]

 

[ 전력 차단 실시 ]

 

[ 데이터 삭제 준비 . . . ]

 

홀로그램에 노이즈가 일었다.

[ 데이터 삭제 시작 ]

 

홀로그램들은 갑자기

 

무언가 잃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데이터 삭제 중 . ]

 

어린 시절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 데이터 삭제 중 . . ]

 

그 후의 기억도 점점 사라진다.

 

[ 데이터 삭제 중 . . . ]

 

내가 왜 이 곳에 있는거지?

 

[ 데이터 삭제 중 . . . . ]

 

내 재능이 기억나지 않아.

 

[ 데이터 삭제 중 . . . . . ]

 

내 이름, 뭐였더라?

 

[ 데이터 삭제 중 . . . . . . ]

 

이 사람들, 누구지?

 

[ Error ]

 

[ 데이터 삭제 실패 | 감정 ]

 

[ 데이터 삭제 재시도 ]

 

[ 데이터 삭제 중 . . . . . . . ]

 

[ . . . . . . . . . . ]

 

[ 삭제 완료 ]

 

모든 홀로그램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 종료합니다 ]

 

그리고

 

사라졌다.

 

...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이제, 나가자.

 

나가야 한다.

 

문이 열린다.

 

모두가 문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간다.

 

조용하다.

 

춥다.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세상.

 

 

 

… …

 

남아있는 생명이 있을 리 없는 하얀 벌판 구석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

 

이 영원할 것 같은 겨울에도 끝이 있겠지.

 

결국 또 봄이 올거야.

 

얼음이 녹고

 

꽃이 피어나면

 

그 때

 

다시 만나자.

 

안녕.

 

마지막 겨울을 보내고

 

첫 봄에 만나.

CHAPTER. The last
[ 마지막 겨울을 보내고 첫 봄에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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